마이크로소프트(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
게임사 대형 인수 연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그 다음 타깃은 유비소프트가 될까에 관심이 모이고 있습니다.
블룸버그가 여러 사모펀드가 유비소프트의 경영권 인수 카드를 만지작거린다는 기사를 보도했습니다.
유비소프트 같은 거대기업을 인수할 수 있는 여력이 되는 회사가 얼마나 되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들기에
아직은 섣불리 논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회사 흔들기라는 추측도 있습니다.
다만, 유비소프트의 상황, 그리고 그간의 회사 반응을 보면 경영권 이전이 절대 없다고는 하기 어려운 상태입니다.
유비소프트가 처한 현실과 업계의 흐름이 급변하고 있는 시기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Xbox를 넘어 PC, 메타버스 등 더 큰 규모의 게임 생태계를 구축하고자 하는 MS와
그룹 전체에 게임 비중이 큰 소니 모두 야심을 숨기지 않는 기업들 입니다.
MS는 Xbox 게임 구독 서비스 '게임 패스'를 필두로 퍼스트 파티 확보에 열을 올리고
소니는 번지에 블루포인트 게임즈, 하우스마퀴, 인섬니악 게임즈 등을 계속해서 인수하고 있습니다.
유비소프트 인수에 관심을 보인다고 보도된 회사는 블랙스톤과 KKR입니다.
처음 들어보는 게임사라고요? 네. 못 들어봤을 법도 한 게 이곳들은 게임사가 아니라 전문 투자 회사입니다.
이들은 바이아웃 펀드를 통해 더 큰 이득을 보려 한다 볼 수 있습니다.
즉 기대보다 가치가 낮아진 회사를 인수 후 M&A나 구조조정 등을 통해 기업 가치를 끌어올린 되판다는 전략이죠.
유비소프트는 현재 여러 이유로 기업 가치가 역량보다 저평가 되어있습니다.
우선 내부에서는 조직적인 성추행과 성폭행이 있었고 익명 고발 시스템을 통해 내부 고발이 있었지만,
회사에서 이를 은폐하려 했다는 정황도 프랑스 언론을 통해 보도됐죠.
2021년에는 프랑스 노조가 제도적인 성희롱 문화 조장을 이유로 임원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브 기예모 대표를 포함해 책임이 있는 이들의 조사가 있기도 했고요.
성희롱 사건은 기업이 비판을 받을 내용임이 분명하지만,
반대로 회사 가치를 역량보다 낮춰 거래 가능성을 높인다는 견해도 있습니다.
실제로 MS의 필 스펜서는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바비 코틱 CEO가
사내 성추행 및 괴롭힘 문화를 알고 있었지만, 이를 이사회에 보고하지 않고 묵인했다는
월 스트리트 저널의 보도 후 비판 의견을 냈습니다.
하지만, 필스펜서는 3일 후 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를 논의하기 시작했습니다.
성추행 논란으로 회사가 본래 가치보다 낮아진 상황이 인수 가능성을 높였다는 분석이 가능한 부분입니다.
그리고 이게 유비소프트에 비슷하게 적용되는 거고요.
유비소프트는 애쌔신 크리드, 파크라이 같은 인기 IP를 보유하고 있고 그 판매량도 뛰어나지만,
신작 성과에 따라 회사 매출이 크게 흔들리는 모양새를 보입니다.
주요 타이틀 출시가 매출의 급작스런 상승세를 기록하는 건 경쟁 게임사로 꼽히는
액티비전 블리자드, EA 모두 비슷합니다. 다만, 이들은 지속 가능한 매출원을 보유하고 있다는 게 다르죠.
더 큰 문제는 영업이익률입니다.
유비소프트는 앞선 기업들과 비교해도 높은 매출총이익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영업이익률은 10% 안팍으로 이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입니다.
프랜차이즈의 지나친 반복 속에서 혁신 가치를 찾아내지 못했다는 점도 걸림돌입니다.
흔히 유비소프트와 비교되는 게 CD 프로젝트인데요.
사이버펑크2077의 혹평이 있긴 했지만, CD프로젝트의 대표작인 위쳐3는 출시 7년이 됐지만,
여전히 회사에서 높은 매출 비중을 차지하는 게임입니다.
반면 비슷한 시기 나온 유비소프트의 게임은 그렇지 못하고요.
그 사이 CD프로젝트는 한때 유비소프트의 시가 총액을 넘어서며 유럽 최고 시총 기업으로 오른 적도 있습니다.
이러한 회사의 정체와 재정 불확실성이
애널리스트들이 유비소프트가 쇠퇴하고 있다고 보는 증거인 동시에 인수 가능성을 높이는 이유입니다.
25일 인수 가능성 보도 이후 11% 이상 유비소프트 주가가 상승하기도 했는데요.
그래도 2018년과 비교하면 1/3 수준입니다.
어찌 보면 다양한 악재에 기업가치가 낮아진 지금이 인수 적기라는 의견이 나오는 것도 그래서고요.
수조 원 하는 게임사 인수가 가능이나 하겠느냐는 분위기도 있었는데요.
MS는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에 687억 달러, 한화로 약 82조 원을 들이기로 했습니다.
유비소프트의 시가 총액 47억 유로는 귀여워 보일 정도입니다.
2022년 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 소니의 번지 인수 이후
게임업계는 인수에 대한 시각이 변했습니다.
2월 있었던 2022년 3분기 실적발표 어닝콜 자리에서
기예모 CEO는 인수 시도가 있었는지는 모호하게 답변했지만,
인수 제안이 있다며 이사회는 물론 모든 이해 당사자들을 위해 인수 건을 검토할 것이라고 답했죠.
충분한 제안이 있다면 인수 가능성을 열어두겠다고 천명한 거죠.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NFT, 블록체인 등 경쟁 게임사들보다 먼저 시도한
첨단 서비스와 기술 역량에 대해서도 자부심을 드러냈습니다.
일각에서는 유비소프트가 만족할 만한 거래 조건이 나오기 전에는 쉽게 응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보기도 하고
또 다른 쪽에서는 독립 회사로 운영하는 상황을 배제하지 않았다고 보기도 합니다.
유비소프트에 눈독을 들일 곳은 역시 소니와 MS입니다.
하지만, 소니 그룹은 게임사 외에도 음악, e스포츠, TV 프로그램 제작사, 애니메이션 스트리밍 서비스 크런치롤 등
2021년 한 해 동안 다양한 부문에서 회사를 인수했습니다.
이에 오롯이 게임에만 현금을 유용할 수 없다는 점이 약점으로 꼽힙니다.
다만, 소니의 2021년 말 유동 자산은 5조 3천억 엔(한화 약 52조 원)에 이르기에
유비소프트 시가 총액 6조 원을 기준으로 잡고 기업가치(EV)를 고려해본다면 인수가 불가능한 수준은 아닙니다.
MS는 사정이 좀 다른데요. 소총 싸움에서도 대포를 가지고 싸운다고 할 정도로 자금이야 넉넉한 MS지만,
제니맥스 미디어에 액티비전 블리자드까지 인수하며 눈치를 보고 있는 상황입니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는 반독점법 위반 여부를 두고
빅테크 기업 인수에 더 엄격한 기준을 세워 지켜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는데요.
MS는 이게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를 막지는 않을지 걱정하고 있죠.
다만, MS에서는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 이후에도 업계 1위가 아니라는 점.
그리고 반독점 우려가 있었던 게임 외의 더 큰 기업 인수를 이유 들어
자신들의 인수 건전성을 주장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즉, MS의 주장대로라면 유비소프트 규모의 인수 거래가 지금 판을 크게 뒤흔들 수준은 아니라고 볼 수 있죠.
유비소프트가 인수와 함께 다른 게임사와 한배를 탈지.
아니면 개발 혁신을 통해 2022년을 반등의 기회로 삼게 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일입니다.
'모음 > 메타버스 & 빅테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실적 발표를 앞둔 메타의 거침없는 행보 (0) | 2022.04.27 |
---|---|
메타버스 보안은 어떻게? (0) | 2022.04.26 |
메타버스를 볼 수 있는 유니티 웨이브 2022 (0) | 2022.04.25 |
메타버스 혁명이 일어나고 있는 한국 게임업계 (0) | 2022.04.25 |
갤럭시가 아이폰보다 낫다? (0) | 2022.04.25 |